제1부 —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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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순위
중독은 우선순위를 바꿔요. 중독을 가장 앞에 두면, 그만큼 다른 무언가는 뒤로 밀릴 수밖에 없어요. 바로 자신을 돌보고 기본적인 필요를 채우는 일이죠.
그런데 이런 것들이야말로 삶의 토대예요. 조금만 소홀히 해도 전반적인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줘요. 아무리 당연해 보이더라도, 이 사실을 알아차리고 분명히 짚은 뒤 바로잡아야 해요.
에이브러햄 매슬로는 1943년 논문 「인간 동기 이론」에서 욕구 위계 이론을 제시했어요.1 이 이론은 균형을 이루고 성장하기 위해 스스로 무엇을 돌봐야 하는지 살펴볼 틀을 제공해요. 이 책에서는 더 높은 단계의 욕구로 넘어가기 전에 무엇에 먼저 집중하고 무엇을 바로잡아야 하는지 정하는 데 도움이 돼요. 아래 그림처럼 욕구의 위계는 다섯 단계로 나눌 수 있어요.

흔히 피라미드로 그리는 이 욕구 위계의 넓은 밑부분은 삶을 지탱하는 기본적인 욕구를 나타내요. 공기, 물, 음식, 거처처럼 생존에 꼭 필요한 것들이죠. 누구에게나 공통으로 필요한 것들이에요. 반대로 좁은 꼭대기는 자아실현을 나타내요. 잠재력을 키우고 만족스러운 삶을 만들어 가는 지속적인 과정이에요. 아래 단계의 욕구를 충족하면 더 높은 단계의 욕구를 추구할 토대가 생겨요.
아이러니하게도 술은 더 높은 단계에서 채워지지 않은 욕구를 견디는 수단으로 시작되기도 해요. 소속감이 부족하거나 자존감이 낮은 경우처럼요. 하지만 술이 우선순위가 되면 가장 기본적인 욕구마저 소홀히 하게 될 수 있어요.
이 위계 그림을 조금 바꾸면 술이 우선순위를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 줄 수 있어요. 처음 술을 접할 때는 술이 위계의 중간쯤에 끼어들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술은 점점 더 아래로 내려가요. 그러는 동안 다른 욕구의 층들이 자리를 내줘야 하죠. 마침내 술이 맨 밑바닥을 차지해요.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가 된 거예요.

어떤 일을 해도 온전히 집중하지 못해요. 마음이 가장 밑바닥의 욕구, 즉 술에 사로잡혀 있으니까요. 그런데 문제가 있어요. 다음 장들에서 살펴보겠지만, 술을 향한 욕구는 결코 채워지지 않아요. 채워질 수 없기 때문이에요. 끝내 닫히지 않는 고리인 거예요.
다른 음식을 만들기조차 귀찮아 형편없는 음식으로 저녁을 때우고 있다면, 시간과 에너지와 돈을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에 먼저 썼기 때문이에요. 끼니를 챙기는 데는 남은 것만 돌아간 거죠.
이렇게 얽힌 것을 풀어내는 일도 간단하지 않아요. 이론상으로는 술을 더 이상 우선순위에 두지 않겠다고 결심하면 될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죠. 잡아당길수록 조여 오는 ‘손가락 덫’에 끼인 셈이에요. 그것도 몇 년에 걸쳐 복잡하게 얽힌 덫이죠.